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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에세이2

[연재: 한 잔의 와인, 한 편의 철학] ③ 소란 속의 중심 – 크리스마스 뱅쇼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연재: 한 잔의 와인, 한 편의 철학] ③ 소란 속의 중심 – 크리스마스 뱅쇼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어릴 적 동네 레코드 가게나 리어카에서 복제 테이프를 팔던 시절엔, 12월이면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캐럴이 거리에 울려 퍼졌다. 지금처럼 세련되진 않았지만, 그 시절의 연말은 어딘가 더 흥겹고 들뜬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 흥겨움은 사라졌지만, 연말은 여전히 소란스럽다. 아니, 어쩌면 더 소란스럽다. 여기저기서 요구되는 모임들, SNS 속 화려한 파티 사진들, 한 해를 정리하라는 압박, 새해 목표를 세우라는 독촉. 크리스마스 트리는 더 크고 화려해졌고, 백화점 쇼윈도는 더 눈부시게 빛나지만, 정작 내 마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행복해야 할 것 같은 계절. 무언가를 이뤄야 할 것 같은 시간. 그런데.. 2025. 12. 3.
[연재: 한 잔의 와인, 한 편의 철학] ② 강해진다는 것 – 시라와인 (Syrah)과 니체 강해진다는 것 – 시라와인 (Syrah) 과 니체 밤이 깊어지는 시간, 시라 와인은 유리 속에서 거의 검은빛에 가까운 짙은 자줏빛을 드러낸다. 처음엔 빛을 밀어내는 듯하지만, 촛불 가까이 가져가면 어둠 속 가장자리에서 붉은 빛이 조용히 번진다. 여전히 어둡지만, 빛을 머금은 어둠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검은 과실의 향이 먼저 다가온다.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 말린 허브와 후추의 스파이시함. 입안을 가득 채우는 무게는 묵직하지만, 삼키고 나면 그 무게가 오히려 편안함처럼 느껴진다. 이 와인은 가벼운 술이 아니다.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 여리고 섬세한 결을 품고 있는 사람과 닮았다. 지친 하루를 보내고 마음 한쪽이 쓰라린 밤이라면, 시라는 그런 당신에게 어울리는 와인이다. 시라는 짙고 어둡다. 그.. 2025.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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