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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목, 한 이야기 ① 팔란티어 (PLTR), 정보가 무기가 된 순간

by 하루밍 2025.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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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PLTR), 정보가 무기가 된 순간

팔란티어(PLTR), 정보가 무기가 된 순간

전쟁에서 총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총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더 강력한 미사일? 아니면 더 많은 병력일까요?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한 저택에서 10년을 쫓아온 표적, 오사마 빈 라덴이 마침내 사살되던 날, 작전실에는 총도, 미사일도 아닌 또 다른 무기가 있었습니다. 수만 개의 점처럼 흩어진 데이터였습니다. 위성 사진, 통화 기록, 자금 이동, 누군가의 증언, 심지어 누가 택배를 받았는지에 대한 사소한 단서까지. 이 모든 조각들을 연결해 "99.9%의 확신"을 만든 기술이 있었습니다. 그 기술이 없었다면 오사마 빈 라덴은 여전히 어딘가에 숨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가 태어난 순간입니다.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2001.9·11 이후, 미국 정보기관이 직면한 문제는 '데이터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았습니다. 정보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눈이 멉니다. 오사마 빈 라덴 추적 작적 당시,  FBI의 데이터베이스, CIA의 정보, NSA의 통신 기록, 현장 요원의 보고서… 이 모든 것이 각자의 시스템에 갇혀 있었고, 누구도 전체 그림을 볼 수 없었습니다.

 

팔란티어의 창업자들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로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 아닌가?"

 

그들이 만든 것은 단순한 검색 엔진이나 대시보드가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형식, 언어, 보안 등급의 정보를 하나의 그래프로 엮어내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한 테러리스트가 사용한 휴대폰 번호가 어떤 은행 계좌와 연결되어 있고, 그 계좌가 어떤 부동산과 연결되고, 그 부동산 주변의 택배 배송 패턴이 특정 인물의 생활 습관을 드러내는 식이었습니다. 이 모든 연결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분석가가 "이게 의미 있는 패턴인가?"를 즉시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빈 라덴 추적 작전에서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이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핵심 도구였습니다. 그들은 데이터에서 '의심할 수 없는 확률'을 만들어냈고, 그 확률이 네이비 씰의 헬기를 그 저택으로 보냈습니다.

 

여기서 팔란티어의 철학이 명확해집니다.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닙니다. 의사결정 가능한 상태로 바뀌어야 합니다. 전쟁 상황에서 "아마도"는 쓸모없습니다. "확실하다"만이 행동을 만듭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 분석 회사가 아닙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모아 '현실의 거울'을 만들고, 그 거울을 통해 리더가 확신을 갖고 방아쇠를 당기게(Decision-making) 만드는 회사입니다.

 

 

전쟁 상황실이 기업의 회의실로 옮겨오다

이제 10년이 지났습니다. 놀라운 건, 빈 라덴을 추적하던 그 기술이 오늘날 월그린의 4,000개 매장, AIG의 보험 리스크 관리, 대형 제약사의 공급망에서 똑같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전쟁과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어떻게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인가?" 적의 위치를 찾는 것과 재고 부족을 예측하는 것, 테러 자금을 추적하는 것과 사기 거래를 찾아내는 것은 구조적으로 똑같은 문제입니다.

 

팔란티어는 이제 이 '전쟁용 기술'을 기업의 현장에 이식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제품인 **고담(Gotham)**은 정부용 플랫폼으로 국방부와 정보기관에서 사용되어 테러범을 잡는다면, **파운드리(Foundry)**와 **AIP(AI Platform)**는 기업용 플랫폼으로서 제조, 금융, 헬스케어에서 작동하여 기업의 적자를 잡아냅니다.

 

상상해 보세요. 전 세계에 수천 개의 부품 공장을 둔 제조 기업이 있습니다. 갑자기 특정 국가에서 전쟁이 터지거나 물류 마비가 오면, 과거에는 수천 명의 직원이 엑셀을 돌리며 대책을 세웠을 겁니다.

하지만 팔란티어를 도입한 기업의 회의실은 마치 '워룸(War Room)'처럼 변합니다.

  • "부품 A가 부족하면 생산 라인 B가 멈출 확률 85%."
  • "대안 경로 C를 선택할 경우 물류비 12% 상승하지만 납기는 3일 단축됨."

이런 시나리오를 AI가 실시간으로 제시합니다. 제품명은 어렵지만 역할은 단순합니다. 복잡한 데이터를 연결해 경영진이 '직관'이 아닌 '데이터'로 승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팔란티어가 단순한 AI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닌, '기업용 OS(운영체제)'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중장기 투자자가 반드시 봐야 할 4가지 포인트

자, 이제 투자자의 관점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팔란티어는 최근 S&P 500 편입과 함께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1~3년이라는 긴 호흡을 가진 투자자라면 단순히 "주가가 오를까?"가 아니라 "이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커지고 있나?" 를 봐야 합니다.

 

① 미국 상업 매출의 폭발적 성장

2024년 4분기 팔란티어의 미국 상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4% 성장했고, 2025년 1분기에는 71% 증가하며 연간 10억 달러 런레이트를 돌파했습니다. 정부 계약은 안정적이지만 성장이 느립니다. 팔란티어의 진짜 승부처는 미국의 민간 기업들입니다. 팔란티어의 미래는 "얼마나 많은 미국 기업들이 AIP를 도입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1~3년 관점에서 이 숫자가 계속 두 자릿수로 증가하는지 주시해야 합니다. 계약 규모가 커지고 있고, 100만 달러 이상 계약 수가 작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보수적인 기업들이 팔란티어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건, 이 기술이 시험삼아 쓰는 '사치품'이 아닌 핵심 시스템외 될 수 있는 '필수품'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② 정부 계약: 양날의 검이자 뚫을 수 없는 해자(Moat)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와 CIA 등 정보기관의 가장 깊숙한 곳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리스크(의존도)이기도 하지만, 경쟁자가 절대로 따라올 수 없는 '신뢰의 장벽'입니다.

리스크는 명확합니다. 정부 예산 삭감, 정치적 변수, 계약 갱신 실패 같은 것들. 하지만 동시에 이건 누구도 쉽게 뚫을 수 없는 해자이기도 합니다. 국방부와 정보기관에서 10년 넘게 검증된 시스템을 대체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보안 인증, 신뢰, 네트워크 효과가 이미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중장기 투자자는 정부 매출이 급성장하길 기대하기보다는, 이 부문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면서 상업 부문이 폭발하는 구조를 선호해야 합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③ AI 붐 속에서 팔란티어의 위치 : 도구(Tool)가 아닌 결과(Outcome)를 파는 회사

대부분의 AI 기업은 "우리 모델이 이만큼 똑똑해요"라고 자랑합니다. 하지만 팔란티어는 "우리는 당신의 공급망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라고 말합니다.

시장이 AI 모델 개발에 집중할 때, 팔란티어는 수요 측면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세일즈포스가 AI를 '기능'으로 추가할 때, 팔란티어는 AI를 의사결정 프로세스 자체에 심습니다. 이건 차원이 다른 접근입니다.

 

AIP는 단순히 챗봇을 만들거나 보고서를 요약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기업의 모든 데이터, 워크플로우, 정책, 규제를 학습하고, 그 위에서 작동하는 자율 에이전트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공급망 문제가 생겼을 때, AIP는 자동으로 대안 공급업체를 찾고, 비용을 계산하고, 승인 프로세스를 시작합니다. 사람이 "이렇게 해봐"라고 프롬프트를 주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알아서 움직입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기업용 AI의 궁극적 가치는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정을 더 빨리 내리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팔란티어는 후자에 집중합니다. 그들은 기술을 파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이라는 결과를 팝니다. AI 붐이 사그라들어도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욕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④ 이익률이 유지되는 질적 성장

성장주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이 늘 때 이익도 함께 늘어나는가입니다. 팔란티어는 초기 세팅 비용은 높지만, 한번 도입되면 유지보수 비용이 낮아 이익률이 가파르게 개선되는 구조를 증명해내고 있습니다.

 

2024년 팔란티어의 매출은 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1억 달러에서 11억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대부분의 고성장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수익성을 희생'하는 동안, 팔란티어는 둘 다 잡고 있습니다. 그로스 마진은 80%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정 영업이익률은 30%를 넘어섭니다.

이건 팔란티어의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한다는 증거입니다. 한번 계약이 체결되면 고객은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플랫폼이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 시스템에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스위칭 코스트'가 매우 높습니다.

 

우리가 직면해야 할 리스크와 현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팔란티어는 '편하게 보유할 수 있는' 주식이 아닙니다.

 

첫째, 밸류에이션 부담입니다. 팔란티어는 항상 시장에서 '비싼 주식' 대접을 받습니다.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에, 실적 발표에서 조금만 주춤해도 주가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습니다.

현재 팔란티어의 trailing P/E ratio는 546배가 넘고, forward P/E는 180배를 웃돕니다. 이건 S&P 500에서 가장 비싼 주식 중 하나입니다. 엔비디아의 forward P/E가 35배인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극명합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팔란티어가 현재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향후 25년간 매출이 1,500% 증가해야 한다고 추산합니다. 이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매 분기 기대치를 초과하지 못하면 주가는 빠르게 조정될 수 있습니다. P/E ratio가 더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압축되면 주가가 20~30%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둘째, 정치적 변수입니다. 정부 매출 비중이 높기에 방위 예산 삭감이나 정권 교체로 우선순위가 바뀌면 정부 계약이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건 팔란티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마지막으로, 팔란티어의 시스템은 매우 복잡합니다. 일반적인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처럼 쉽게 설치해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업의 문화를 통째로 바꿔야 하는 작업입니다. 이 과정에서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점을 중장기 투자자는 감내해야 합니다.

팔란티어는 AI 기업이기 전에 '결정의 회사'다

결국 팔란티어의 미래는 하나로 귀결됩니다. "세상의 리더들이 팔란티어 없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만약 여러분이 1~3년 동안 이 기업의 주주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매일의 주가 창을 닫고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적으로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1. "미국 상업용 고객 수가 지난 분기보다 늘었는가?"
  2. "팔란티어의 AIP(AI 플랫폼) 부트캠프를 거친 기업들이 실제로 유료 계약으로 전환되고 있는가?"
  3. "여전히 미국 정부와 동맹국들은 팔란티어의 시스템을 신뢰하고 있는가?"
  4.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모델이 지속 가능한가?" Rule of 40(매출성장률+영업이익률)이 핵심지표

주가가 비싸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비싼 것"과 "거품"은 다릅니다. 넷플릭스도 한때 P/E 280배에 거래됐지만, 결국 비즈니스가 밸류에이션을 따라잡았습니다. 팔란티어가 그 길을 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 1~3년이 증명할 것입니다.

 

팔란티어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안개 속을 걷는 리더들에게 나침반을 쥐여주는 회사입니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나침반의 가치는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당신이 투자자라면,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팔란티어가 단순히 주가가 오를 거라고 믿는가, 아니면 이 회사가 세상의 의사결정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믿는가?"

답이 후자라면, 변동성은 그저 기회일 뿐입니다. 여러분의 투자가 단지 숫자를 쫓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결정의 흐름에 올라타는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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